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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I 에이전트2026-09-09·9분 읽기

도입은 IT팀이, 운영은 누가 — AI 담당의 자리

황관희 · 5years+ 대표READ MORE ↓
목차 · Contents

결재 다음 날 아침

"AI 도입은 잘 끝났는데, 이 다음은 누가 봅니까."

지난달, 어느 제조사 임원 회의실. 화이트보드 앞에서 부장 한 명이 팔짱을 낀 채 던진 질문이었다. PoC는 성공적으로 마쳤고, 결재도 났고, 계약도 끝났다. 그런데 방 안의 어느 누구도 손을 들지 않았다.

이번 시리즈에서는 여섯 회에 걸쳐 AI를 도입한 뒤 조직이 실제로 부딪히는 「사람과 자리」의 문제를 다룹니다. 첫 회는 그 방의 침묵에 관한 이야기, AI 담당의 자리입니다.

AI 담당자 자리에 대해 논의하는 두 명의 담당자 이미지

도입은 IT팀이, 운영은 공백

대부분의 회사에서 AI 도입은 IT팀이나 외부 파트너가 주도합니다. 문제는 프로젝트가 종료되는 순간입니다. IT팀은 다음 과제로, 외부 파트너는 계약 종료로 물러납니다. 남는 것은 도구와, 그 도구를 쓰기로 한 조직뿐이죠.

RAND가 2024년 발표한 조사에서는 AI 프로젝트의 70~80%가 예상한 비즈니스 성과에 미달했다고 보고합니다. 일반 IT 프로젝트 실패율의 두 배입니다. 우리가 최근 만난 회사들의 사례를 종합하면, 실패의 큰 몫은 모델 정확도가 아니라 운영 주체의 부재에서 옵니다. 도구는 있는데 밀고 나갈 사람이 없다.

새로 만들 것인가, 얹을 것인가

이 자리를 채우는 방식은 크게 두 갈래입니다. 하나는 전담 조직을 새로 만드는 방식. IBM의 2026년 조사에서는 참여 조직의 76%가 CAIO(최고AI책임자) 직책을 두고 있다고 답했습니다. 1년 전 26%에서의 급증이죠. 다만 응답자는 대부분 글로벌 대기업이라, 한국 중견·중소기업의 현실과는 거리가 있습니다.

또 하나는 기존 팀의 누군가에게 얹는 방식입니다. 「IT팀장이 겸임」 「경영기획팀에서 담당」의 형태로 자주 나타납니다. 현실적이지만, 겸임자의 원래 KPI가 따로 있는 한 AI 운영은 늘 후순위로 밀립니다.

규모별 현실적인 임계점

여러 회사를 지켜보며 정리한 임계점은 대략 이렇습니다. 50인 이하 회사에서 별도 조직은 사치입니다. 임원 한 명이 「AI 총괄」 모자를 쓰고, 실무는 IT 겸임 0.3인 수준으로 굴러가죠. 이때 임원이 매주 30분만이라도 이 주제를 정례 안건으로 올리느냐가 성패를 가릅니다.

50인에서 300인 사이는 전담 1인이 최소 임계점입니다. 직함은 「AI PM」이든 「DX 매니저」든 상관없습니다. 중요한 건 이 사람의 주간 업무 시간의 60% 이상이 AI 운영에 배정돼 있느냐입니다. 30% 겸임은 자기 위안에 가깝다. 아무도 나머지 70%를 감독하지 않기 때문에, 결국 원래 하던 일이 시간을 다 먹어버립니다.

300인 이상 규모에선 최소 2~3인의 팀이 필요합니다. 그리고 임원 스폰서가 결재선을 짧게 유지해야 합니다. 결재 계단이 세 개만 되어도, 실험 속도는 회사의 속도가 아니라 결재 사이클의 속도로 떨어집니다.

이 자리에 필요한 세 가지

직함을 만드는 것과 자리가 굴러가는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. 필요한 것은 셋. 시간, 권한, 예산의 자율성입니다.

시간은 앞서 말한 60% 기준선. 권한은 부서 간 프로세스를 조정할 임원 스폰서십입니다. 스폰서 없는 담당자는 6개월 안에 지칩니다. 예산의 자율성은 월 수백만 원 규모의 도구 계약이나 파일럿을 매번 상급 결재 없이 시도할 여지를 뜻합니다.

솔직히, 이 세 조건을 처음부터 다 만족시키는 회사는 드뭅니다. 대개는 첫해에 한두 개가 빠진 채 시작하고, 담당자가 소진되어 이직한 뒤에야 남은 조건을 채우죠. 저희 5years+가 한국·일본 회사들과 일하며 반복해서 본 패턴입니다.

자리가 비면 벌어지는 일

한 유통사의 이야기입니다. 챗봇을 도입했지만 운영 담당이 지정되지 않은 채 여섯 달이 지났습니다. 그동안 상품 카탈로그는 두 번 개편됐고, 프로모션 규칙도 바뀌었죠. 챗봇 응답은 점점 어긋났고, CS팀은 「AI 답변이 틀렸다」는 항의를 매일 받았습니다. 결국 CS팀장이 대표에게 「그거 그냥 끄자」고 요청했습니다. 도구가 나빴던 게 아니라, 도구를 돌보는 자리가 없었을 뿐입니다.

결재 직전에 물어야 할 한 가지

도입 결재를 앞두고 있다면 이 질문 하나만 남겨두시기를 권합니다. 「이 프로젝트가 종료된 다음 달 첫째 주, 이 도구의 성능·비용·사용률을 누가 봅니까.」 답이 즉시 나오지 않는다면, 그 자리를 설계하는 일이 도입 그 자체보다 먼저입니다.

다음 회에서는 자리는 만들어졌지만 정작 현장 직원들이 도구를 안 쓰는 상황을 다뤄봅니다. 저항의 문제라기보다 동선의 문제인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. 지금 이 자리를 어떻게 설계할지 고민 중이시라면, 저희에게 편하게 상담해보시는 것도 방법입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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▸ WRITTEN BY
J.H
황관희
5years+ 대표 · EST. 2022

5years+ 대표. AI 에이전트, 업무 자동화, 웹·앱 개발을 통해 한국·일본 기업이 '반복'에서 벗어나 '성장'에 집중하도록 돕고 있습니다. Claude API, n8n, Next.js 기반 스택으로 52건 이상의 프로젝트를 납품했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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